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는 매년 `LME 위크` 행사가 열린다. 10월 초면 열리는 이 행사는 일주일 동안 LME 회원사들이 돌아가며 오찬과 칵테일 파티 등을 열고, 각 은행과 기관, 협회, 기업, 투자가들이 서로 만남을 갖게 된다. 물론 LME에서 주최하는 파티도 있다.
LME 위크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 자리에 LME와 관련한 전세계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때 내년 비철금속 수요와 가격을 전망하는 각종 데이터들이 발표되기 때문이다. 특히 LME에서 개최하는 세미나는 업계의 저명한 애널리스트와 관계자들이 시장 분석과 전망을 발표한다. 지난 14일까지, LME 위크 기간 2일 동안 발표된 전망은 대부분 우울한 소식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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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쿼리 업계 설문조사 `수요 감소 지속..가격 하락`
최근 금융위기와 관련해 미국과 유럽의 경기후퇴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산업용 금속인 비철금속 시장의 관심거리는 역시 수요와 가격이다. 맥쿼리 뱅크가 150명의 고객과 생산사, 트레이더, 펀드매니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앞으로 비철금속 수요는 1년 동안 급락할 것이며 내년 말 이전에 바닥을 치게될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생산은 내년에 감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응답자의 70%는 내년에 계약 물량을 축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80%는 내년까지 가격이 바닥을 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20%는 올 연말 이전에 가격 최저점이 형성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맥쿼리는 "단기 관점으로 볼 때 응답자 가운데 64%는 내년에 생산량 감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그러나 43%는 현재 가격 수준에서 생산량 감축이 이뤄지고 있다고 여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응답자들은 1년 동안 구리값이 톤당 4000~5000달러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고, 알루미늄은 톤당 2000~2500달러, 니켈은 톤당 1만~1만2500달러의 범위가 예상됐다. 아연은 톤당 1000~1500달러, 납은 톤당 1000~1500달러의 가격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생산사들 `구리 더 떨어진다`
세계 최대 구리 생산사인 코델코는 내년에 구리값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호세 파블로 아렐라노 최고경영자는 “내년에 구리는 약간의 공급 잉여가 발생할 것”이라면서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특히 수요가 감소하고 있으며 이미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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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리가격 변동 추이(출처 : LME) | |
한편 세계 최대 니켈 생산사인 노릴스크 니켈도 수요 감소로 구리값이 원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니켈은 스테인레스 스틸 생산사들의 재고소진이 거의 이뤄짐에 따라 가격이 지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비드 윌슨 노릴스크 니켈 이코노미스트는 전세계적인 혼란 속에서 구리값이 잘 지지되고 있기는 하지만 앞으로 추가 하락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리값이 원가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생산사들의 감산은 수익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면서 구리 생산원가는 톤당 4000달러선이라고 밝혔다.
윌슨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 너무 긍정적이라면서, 중국의 주택시장 둔화가 수요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니켈은 추가 하락 압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스테인레스 스틸 생산사들과 판매업자들의 재고 비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하고, 수요는 감소하는 데 반해 공급이 늘어나면서 내년과 2010년에는 수급이 균형을 이룰 것으로 분석했다.
◇ GFMS `내년 납·아연 가격 더 떨어져`
전세계적인 신용 위기가 갈수록 깊어지면서, 납과 아연 수요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컨설팅업체인 GFMS의 닐 벅스톤 이사는 납과 아연 펀더멘털이 좋지 않은 편이고, 서브프라임 문제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하더라도 영향권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실질경제에 있어 서브 프라임 위기가 해결되기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GFMS는 내년 납 가격 전망치를 톤당 1050달러, 아연 가격 전망치를 톤당 1150달러로 내놓고 있다. 현재 납 가격은 톤당 1600달러 선이며 아연은 톤당 1500달러 선이다.
한편 벅스톤 이사는 LME의 납 재고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으나 아연과 납 원광은 과잉공급 상태라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2010년에서 2011년에 납과 아연가격이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전문가들 `원가 오르면서 금속 장기가격 상승`
로이터 통신이 14명의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애널리스트들은 장기적으로 알루미늄 가격이 톤당 2745달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납은 톤당 1200달러, 니켈은 1만6250달러가 될 전망이며 주석은 톤당 1만2500달러, 아연은 톤당 1800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널리스트들은 장기가격 전망치를 사실상 기존 예상치보다 높였다. 이들은 장기적으로 비철금속 원가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현재 구리가 톤당 55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는 것과 관련해 생산원가보다는 높은 수준이며, 평균 생산비용은 톤당 3000달러에서 3500달러 정도로 보고 있다.
스테픈 브릭스 RBS 글로벌 뱅킹 앤 마켓 애널리스트는 “가격 전망치는 생산비용이 상승하기 때문에 상향된 것”이라면서 “지난 12개월 동안 비용은 상승해왔다”고 밝혔다.
* 출처 : 이데일리(2008. 10.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