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동향
"서울 한복판서 금을 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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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 폐 가전ㆍ휴대폰서 희귀금속 회수 행사
5개월간 시범사업서 금ㆍ은 등 1억 이상 수거
서울 구로동에 금맥이 있다? 3월 10일 구로구청 대강당에서는 광부 복장의 사람들이 모인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이들은 `골드마이너(GoldMiner) 봉사단'. 폐 휴대폰과 폐 PC, 폐 가전제품 등에서 금, 은, 동, 팔라듐 등 고가의 희귀금속을 회수해 자원화하기 위한 것으로, 발대식에 모인 봉사단원들은 곡괭이를 들고 폐가전 더미에서 금을 캐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골드마이너의 시작은 지난 해 8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구로구는 서울시 광산화 프로젝트의 한 아이디어로 `금(金) 캐는 금(金 )요일' 행사를 시작했다. 매월 셋째주 금요일, 한 달에 한번 폐 가전제품이나 휴대폰을 수거해 내부에 사용된 희귀금속을 회수했다.
이후 5개월, 다섯 번의 행사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구로구는 시범사업 기간 동안 금 2.3kg, 은 12.1kg, 팔라듐 1.2kg 등을 수거했다. 15일 현재 금 3.75g(1돈)을 소비자가격(16만8850원)으로 환산하면 1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이러한 성과는 실제 금광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구로구에 따르면, 금 채취량은 모아진 폐 휴대폰 1톤 기준 400g, 가전제품 1톤에서 금 20g, 컴퓨터 1톤에서는 금 52g을 채취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통 금광석 1톤을 채굴해 금 5g을 얻어내는 것과 비교해 보면 서울시내 한복판에 채산성 높은 금맥을 찾은 것과 다를 바 없다.
지난 10일 행사는 이러한 성과를 극대화하고 `금 캐는 금요일' 행사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으로 구로구는 매주 금요일마다 `금 캐는 금요일' 행사를 진행키로 했다. 사업활성화를 위해 골드마이너라는 봉사단체도 만들었다. 이들은 매주 금요일 금 캐는 날 행사장까지 오지 못하는 주민들을 직접 찾아가 소형 가전제품들을 수거하고 평상시에는 지역을 순회하며 폐 휴대폰, 폐 PC, 폐 소형 가전제품 등의 배출방법을 홍보하게 된다.
금 캐는 금요일 행사를 통해 모아진 희귀금속은 서울시 전체적으로 취합돼 판매된다. 그리고 수익금은 전액 불우이웃돕기에 사용된다. 행사의 성과와 취지가 알려지면서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이뤄지는 골드마이너 신청자가 1700여명을 넘어섰다. 이들 대부분이 아파트 부녀회원과 자원봉사자 등으로 채워진 것도 이 때문이다.
구로구가 금 캐는 금요일 행사를 위해 사용하는 예산은 미미한 수준이다. 공동주택 단지 별로 소형가전제품 수거함을 설치하는 비용 정도를 지원할 뿐 골드마이너 활동을 위한 별도의 혜택은 전무하다고 구로구청은 설명했다.
대신 구로구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자치센터별로 수거 경진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우수 아파트나 자치센터에 대해서는 동판을 수여하거나 표창장, 부상 등을 수여한다. 시기는 상반기 지방자치선거를 고려해 3/4분기 이후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올해 구로구는 `금 캐는 금요일' 행사를 매주 상설화해 폐 휴대폰 2만여대, 폐 소형가전 120톤 이상을 수거할 예정이다. 지난해 다섯 번의 행사로 금 2kg 이상을 모은 것과 비교하면 올해 희귀금속 수집량은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로구 관계자는 "자원 재활용 측면도 중요하지만 폐 휴대폰과 소형가전 등은 주변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환경도 지키고 불우이웃도 도울 수 있는 의미있는 행사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설명: 지난 10일 구로구청 대강당에서 '골드마이너 봉사단' 발대식이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광부 복장하고 폐 휴대폰과 폐 가전제품에서 희귀금속을 캐내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출처 : 디지털 타임즈(2010. 3. 15)